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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수정헌법 개정, 왜 이렇게 어려울까?

by 티스토리 애독자 2025. 3. 8.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3연임 가능성"을 언급하며 화제가 되었다. 미국 헌법 제22조는 대통령의 2연임 제한을 명시하고 있다. 만약 트럼프가 2024년 재선에 성공한다면, 이 조항을 개정해야만 3연임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미국 헌법 개정은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절차로 유명하다. 도대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헌법을 바꿀 수 있을까?


1. "헌법 개정의 두 가지 길: 의회 vs 주 정부"

미국 헌법 제5조는 개정 절차를 두 가지 경로로 규정한다.

① 의회 주도 개정

  • 제안 : 연방 의회(상원·하원)에서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수정안을 제안한다.
  • 비준 : 제안된 수정안은 50개 주 중 4분의 3(38개 주)의 주 의회 또는 주 헌법회의에서 비준을 받아야 한다.

② 주 정부 주도 개정

  • 제안 : 3분의 2 이상의 주(34개 주)가 헌법 개정을 요구하면, 연방 의회는 헌법회의를 소집해야 한다.
  • 비준 : 헌법회의에서 통과된 수정안은 다시 38개 주의 비준을 얻어야 한다.

이론상 두 번째 방법도 가능하지만, 역사상 단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다. 1789년 헌법 제정 이후 27번의 개정은 모두 의회 주도 방식으로 이뤄졌다.


2. "성공 확률 0.6%: 헌법 개정의 높은 벽"

지난 230년간 11,000건 이상의 개정안이 제안되었지만, 실제로 비준된 것은 27건뿐이다. 이는 성공률 0.6%에 불과하다. 가장 최근인 1992년에 비준된 제27조 수정안은 원래 1789년에 제안된 것이다. 무려 203년이 걸린 셈이다.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는 남녀평등권 조항(ERA)이 있다. 1972년 의회를 통과했지만, 비준 마감일까지 38개 주의 지지를 얻지 못해 무효화됐다. 반면, 알코올 금지(제18조)금지 철회(제21조)는 각각 1919년과 1933년에 통과되며 유일하게 폐지된 조항이 됐다.


3. "트럼프의 3연임?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트럼프가 바꾸려는 제22조 수정안은 1951년 냉전 시대에 통과됐다. 당시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4선에 성공한 것을 막기 위해 도입된 조항이다. 이를 개정하려면:

  1. 의회 통과 : 민주당과 공화당의 첨예한 대립 속에서 3분의 2 찬성은 거의 불가능하다.
  2. 주 비준 : 현재 공화당이 우세한 주는 28개로, 10개 주를 더 확보해야 한다.
  3. 시간 : 수정안은 보통 7년 내 비준을 완료해야 한다.

헌법학자들은 "정치적 열기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입을 모은다. 역사적으로 대통령 연임제 개정 논의는 19세기부터 꾸준히 제기됐지만, 성공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4. "왜 이렇게 복잡할까? 헌법의 경직성 vs 유연성"

미국 헌법은 경직성유연성을 동시에 추구한다.

  • 경직성 : 엄격한 개정 절차로 급진적 변화를 방지한다.
  • 유연성 : 대법원의 해석을 통해 시대에 맞게 헌법을 재해석한다(예: 동성결혼 합법화).

이 밸런스 덕분에 미국 헌법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성문헌법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최근 정치 양극화로 개정 절차의 한계도 드러나고 있다. 1990년대 이후 단 한 건의 개정도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 결론

트럼프의 발언은 정치적 수사일 가능성이 높다. 미국 헌법 개정의 장벽은 단순히 숫자 게임을 넘어, 국민적 합의시간이 동반되어야 한다. 3연임 논의는 차치하더라도, 미국 사회가 새로운 헌법 수정안을 만들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과연 미국인들은 21세기의 문제를 18세기적 절차로 해결할 수 있을까? 헌법 개정의 미래는 어디로 향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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